며칠째 사무실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은 온통 뿌옇기만 하다.
바로 밑 골목풍경만이 분간이 될 정도다.

날씨 탓일까.
아니면 애꿎은 날씨탓을 하는 것일까.

축축 가라앉는 기분에 충혈된 눈으로 뿌연 도시를 내려다고 있자니 괜시리 한없이 울적해진다.

눈을 크게 뜨고 아무리 바라보아도 잘 보이지 않는 수평선 처럼 스스로를 아무리 채근하고 다그쳐보아도 깜깜한 백지일 뿐이다.

외롭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걸음을 같이 옮겨도, 한없이 외롭다.
뽀얀 안개속엔 혼자 걷고 있는 기분.


으슬으슬 한기가 맴도는 오늘 같은 밤, 땃땃하고 진한 핫쵸코가 마시고 싶다.


땃땃하게 한잔 마시고 양치질 안하고 그냥 침대로 들어가면 딱 좋겠어